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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마음의 짐 덜어내고 '활짝' 웃은 '막내' 이유빈 본문

★─Olympics/☆─PyeongChang2018

[평창올림픽] 마음의 짐 덜어내고 '활짝' 웃은 '막내' 이유빈

드럼치는한동이 2018. 2. 21. 10:21

[출처] http://news1.kr/articles/?3240917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김아랑, 이유빈, 최민정, 김예진, 심석희)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메달을 따게 해준 언니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 이유빈(17·서현고)이 3000m 계주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이렇게 말했다. 이유빈은 취재진이 "같이 딴 메달"이라고 이야기하자 미소를 지어보였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7초36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유빈은 이날 결승전에 나서지 않고 벤치에 앉아 언니들의 질주를 지켜봤다. 그는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활짝 웃으며 기뻐했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다른 멤버들과 태극기를 맞잡았다.

이유빈은 주니어 레벨에서는 이미 적수가 없다. 그는 2017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전종목을 석권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성인무대에서도 2017-18 월드컵에서 1000m 랭킹 6위에 올랐다. 

하지만 '계주멤버'로 참가한 이번 올림픽에서는 마음고생이 많았다. 지난 10일 열린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김아랑 (23·고양시청) 대신 경기에 나선 이유빈은 경기 초반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경쟁팀들과의 격차가 순식간에 벌어지면서 '탈락'의 위기까지 맞이했지만, 다행히 최민정(20·성남시청)이 빠르게 커버에 나서면서 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다.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면서 대단한 드라마를 쓴 경기였지만 이유빈은 웃지 못했다. 자신의 실수로 인해 팀이 위기에 맞았기 때문에 웃을 수가 없었다.

이유빈이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시기는 가혹하게도 이때였다. 원하지 않은 시점에서 원하지 않는 관심을 받으면서 마음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 김선태 감독조차 "(이)유빈이의 인터뷰는 계주 결승이 끝난 이후에 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할 정도였다.

이유빈은 금메달을 따낸 뒤에야 당시 상황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넘어지고 나서 솔직히 당황을 많이 했는데 바로 민정이 언니가 달려와줬다. 스스로 '정신을 잃지 말자. 정신차리고 가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돌아봤다.

결승전에 나갈 지 안 나갈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유빈은 그저 연습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김선태 감독은 최종 결승전에서 이유빈을 벤치에 앉혀두기로 했다.

'언니'들의 역주를 지켜본 이유빈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응원했고, 누구보다도 크게 기뻐했다. 그는 "언니들이 가장 멋있는 경기를 펼쳐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웃어보였다.

팀의 막내로서 누구보다도 마음 고생이 많았던 이유빈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난 후에야 활짝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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