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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 패떴 이효리 욕설 논란은 인재(人災)… ‘패밀리가 홍역 치렀다’

드럼치는한동이 2009. 1. 30. 10:46

[쿠키 연예]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 제작진이 이효리 욕설 논란에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제작진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패떴’이 1월 18일 방송에서 이효리가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일부 네티즌의 주장과 검증 없이 이어진 관련기사들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진상규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진상규명에 착수한 이유에 대해 “이효리 개인과 프로그램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가의 검증을 받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패떴’ 측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위해 28일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팀에게 이효리씨 발성에 대한 감정을 공식적으로 의뢰했고 그 결과 논란이 된 부분은 ‘좀 더’라는 말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패밀리가 흥분했다=‘패떴’ 제작진의 보도자료는 비장감으로 가득 찬 한 편의 성명서를 방불케했다. 보도자료의 제목부터 ‘욕설 방송 의혹에 대한 진실’이었으며 ‘적극대응’ ‘진상 규명’ 등 정치권에서나 등장했던 용어가 어지럽게 씌어져 있다.

이달 초 불거진 ‘대본 논란’에 이어 터져 나온 이효리 욕설 논란이 ‘패떴’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킬 수 있다고 판단, 초기에 진압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제작진은 국내 최고 수준의 소리공학연구소를 동원했고, 문제가 된 이효리의 발음 원본을 공개했다. 그동안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 갖가지 발음 논란이 일어났지만, 정밀 음석 분석을 통해 해명한 것은 비슷한 사례를 찾기도 힘들다.

‘패떴’ 측이 정밀 음석 분석까지 의뢰한 것은 논란을 서둘러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만큼 문제가 된 발언이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고 인정한 결과도 된다.

이는 부동의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패떴’의 제작 과정이 얼마나 소홀하게 진행되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실제 ‘패떴’ 측은 이효리 욕설 논란이 불거지자, “욕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도 해당 발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밝히지 못했다. 결국 정밀 음성 분석까지 거쳐서야 비속어가 아닌 것을 확인했다.

실제 소위 ‘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고 있는 각 외주 제작사는 애매모호한 발음 내지는 혹시 모를 방송사고를 염려해 매우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녹화 도중 서로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 사이에 비속어가 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하지만 이는 편집 과정에서 철저히 삭제된다.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인해 비속어 같은 부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이효리 욕설 논란은 애초 막을 수 있는 인재(人災)였다”며 “보통 오디오 체크는 촬영과 편집, 심의 과정 등 10여 차례 이상을 거치게 된다. 일반인이 들어도 비속어로 착각할 정도인 발음을 ‘패떴’ 제작진이 오디오 체크 과정에서 소홀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녀사냥’식 인터넷 비난=‘패떴’ 제작진은 보도자료 마지막에 이효리 욕설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인터넷을 지목했다. 제작진은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이 사실인 것처럼 왜곡되어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로 번졌다”고 밝혔다.

물론 이효리 욕설 논란을 최초로 제기한 인터넷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KBS ‘상상플러스 시즌2’의 신정환이 작게 내뱉은 욕설도 ‘패떴’ 제작진이 언급한 것처럼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의혹으로 출발했다.

‘상플’ 제작진은 네티즌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신정환이 욕설을 한 것이 맞다. 제작진이 편집 과정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논란을 조기에 진화했다. 시청자와 방송,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 현상이다.

온통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인 현재 방송 상황에서 출연자 중 일부가 비속어를 사용하는 빈도수는 크게 늘었다. 방송인의 자유는 넓어진 것과 함께 상대적으로 제작진의 책임은 더욱 커졌다.

이번에 제기된 이효리 욕설 논란은 ‘패떴’ 제작진이 조금만 신경썼으면 사전에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자신들의 책임 부분을 쏙 뺀 채 시종일관 인터넷의 책임만 따졌다.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 열혈 시청자라고 하더라도 방송사 오디오 감독 수준의 능력을 가질 순 없다. 시청자 입장에서 비속어로 착각되는 발음을 들었을 때 언제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제작진으로서는 문제 제기를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과 논란이 됐을 때의 대응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한마디로 시청자가 제기한 문제가 맞으면 ‘공식 사과’, 틀리면 ‘공식 경고’ 식의 반응으로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방송 현장을 자주 공개하는 것도 제작진의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고, 시청자 모니터링 제도의 적극적인 활용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무분별한 자막과 효과음을 제외한 방송 원본을 다시보기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도 아이디어로 활용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출처] http://www.kukinews.com/life/article/view.asp?page=1&gCode=ent&arcid=0921174740&code=41181111&cp=n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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